제8회 진주같은영화제에 놀러오세요

연어들의 축제 



글:김주혜 

일시:2017.10.10.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화는 도입부의 폭죽 세 개를 상징하는 CJ나 통통 튀는 박스와 함께 등장하는 쇼박스와 같은 배급사가 등장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도와 영화관을 찾는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영화 배급사와 지원받는 영화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나는 이번 기회에 이러한 금전적인 지원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그들에 대한 힌트를 주자면, 먼저 그들은 전국 곳곳에 숨어있다. 그리고 마음 한곳에 누구보다 강하게 열정을 머금고서 그들만의 길을 개척해나간다. 그들은 바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들을 영화계의 연어라고 칭하고 싶다. 연어는 굽이치는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는 그 곳에서 알을 낳는다. 그들의 여정은 비록 힘들고 고될지라도 그 삶속에는 자신의 소중한 알을 낳으리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결국에는 환희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기에 나는 독립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도 연어의 모습을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있는 우리나라의 연어들도 한 자리에 함께 모여 대중의 앞에 서는 기회가 있다. 바로 ‘독립영화제’가 그것이다. 독립영화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은 잘 모를지라도 우리나라에는 생각보다 여러 개의 독립영화제가 존재한다. 나는 그 중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독립영화제들을 골라서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모든 문화의 중심도시인 서울시에서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를 소개해볼까 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MADE IN NOW" 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축제를 이끌어간다. 그들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는 원천이며, 현재를 통과하는 하나의 실천이라고 말한다. 독립영화의 오늘 또한 그렇다고 말하는데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듯 어제의 영화들이 오늘의 영화와 앞으로의 독립영화를 밀고나가기 때문이다. 즉, 지나온 과거 속 환희의 순간, 투쟁의 기억을 모두 외면하지 않고 지켜온 오늘의 영화를 주목하는 것이 서울독립영화제의 가치관이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영화제는 낭만적인 항만도시이자 우리나라 영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독립영화제이다. 부산독립영화제는 부산에서 독립영화를 제작, 배급 및 학술활동을 하는 단체 또는 개인이 모여 창단한 영화제이다. 그들은 독립영화 제작, 상영, 배급, 교육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독립영화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리고 2014년 유네스코영화창의도시에 부산이 선정된 이후, 부산독립영화협회와 해당 도시들 간의 꾸준한 교류로 2017년 부산을 대표하여 ‘유네스코부산창의도시영화산업’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올해 벌써 10회째를 맞는 유서 깊은 영화제인 진주같은 영화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주같은 영화제는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매년 9월에 개최하는 독립영화제이다. 2005년 12월 독립다큐멘터리영화제로 시작하여 지금은 지역의 장·단편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독립영화, 다양성 영화도 상영하고 있다. 즉, 진주같은 영화제는 시민영상제와 독립영화제를 버무린 영화제인 셈이다. 영화 상영은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내의 비 상설 독립영화상영관인 인디씨네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 부산, 진주의 독립영화제 말고도 국내에는 대전독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인디포럼, 서울인권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너멍굴영화제, 인디애니페스트, 전북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영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독립영화를 애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상업영화와는 색다른 매력, 다양한 주제, 창의성을 가진 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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