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진주같은영화제에 놀러오세요

영화인을 만나다 #02 - 야간비행 손민식 프로듀서 1/2 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야간비행에서 <도다리>, <디렉터스 컷>, <눈이라도 내렸으면> 세 편의 장편 독립영화 제작을 통해서 제작과 배급을 지역 내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고, 가장 큰 고민이셨을 스텝들 인건비 챙겨주는 부분 요거까지는 해결을 하셨다고 봐도 될까요?

저는 그거는 아직도 숙제라고 해요. 편당 계약을 하기 때문에. 사실 진짜 제대로 하려면 제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서 혼자 일을 하는 건데 사실 바람직하지 않은 거예요. 일 자체가 저한테 집중되어 있는 거기 때문에 실제로 프로덕션 들어가면 제가 힘들어져요. 업무의 과부하가 온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저도 소통방식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는 게 그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인건비를 주려면 한 편의 영화를 하려면 기본적인 스텝들은 6개월치 임금을 챙겨줄 수 있는 제작 상황이 되어야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게 제작 지원비 형태, 개인 자비 형태기 때문에 6개월까지는 책임을 못지는 형태인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고민하는 게 기획/개발.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 어느 정도 펀딩을 하겠죠. 모금 작업을 통해서. 제가 서른 명을 6개월치 임금을 주겠다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연출부, 제작부 스텝 네다섯 명이라도 6개월 정도 같이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거죠. 실제로 영화 안팎을 만들어내는 친구들이 제작부와 연출부인 거고, 실제로는 연출부와 제작부에 있는 친구들이 노하우가 쌓여야 영화의 깊이가 생기거든요. 감독 혼자 영화를 열 편 만들었다고 해서 영화가 깊어지는 게 아니라 거기에 참여하는 연출부나 제작부나 미술 스텝이나 그런 스텝들이 노하우가 쌓여야 돼요. 그런데 부산도 그렇지만 지역의 영화 스텝들이 노하우가 쌓였다 싶으면 서울로 가잖아요. 우리나라 분위기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그거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화가 지금 그렇게 되어 있는데, 그게 대선 이후에 지방 분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지방 분권이 안 되는 상황에서 문화분권까지 하려면 이거에 대한 숙제는 크지 않을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앙 의존적인 문화활동을 보일 수밖에 없는 거고. 창원이든, 진주든 각 지역에서 영화하는 친구들 보면 단편영화는 어쩔 수 없이 자비로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때로는 운 좋게 어디서 지원을 받아서 제작을 할 수는 있는 건데 단편 영화 정도는 사실 크게 위험성을 가지지 않고 자기 젊었을 때 해볼 수 있는 충분한 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경험이 장편 독립영화를 갔을 때 전체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거죠. 지원 하에서 영화를 찍는 것도 사실 온실 속의 화초를 만드는 게 있기 때문에, 없으면 궁리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고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가 나오는 거기 때문에 사실 서울도 단편영화 찍는 건 다들 개인적으로 찍으니까요. 장편영화도 마찬가지인 부분이 있거든요. 서울이 조금 더 지원 기회가 많고 구성이 잘 되어 있을 뿐 개인이 가지는 고민은 지역은 없다 보니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건데 일단 두 편이든 세 편이든 단편을 계속 찍는 거는 중요하고 후에 감독님이 장편을 찍는다고 준비를 하시면 시나리오를 쓰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많이 깨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은근히 감독님들이 많이 샤이하셔서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많이 안 보여주세요. 저작권 문제도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일단 시나리오 마켓에 올려놓고 돌린다든지 그래서 저는 많이 보여주고 많이 깨져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피디로서 가지는 목표는 말씀하셨다시피 인건비는 어쩌면 한 단계에 대한 문제는 해결했지만 그다음 단계에 까지 올라서고 싶은 욕심이 있으신 거고, 영화가 수익이 나는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기획단계에서 조금 더 엄밀해져야 되지 않겠냐는 고민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기획/개발이라든지.

이 부분도 개념의 문젠데, 영화는 저는 기본적으로 상업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제가 말한 형태로 가면 아 친구는 상업 영화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거죠. 그런데 저는 지역 영화로써 수익을 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거지 기본적으로 말하는 우리가 말하는 서울 중앙 중심의 산업화된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대기업 중심의 산업 영화, 그러니까 컨베이어 벨트처럼 돌아가는 정해진 방법대로 만드는 걸 저는 산업 영화로 보는 거고, 저는 명칭이 조금 달랐다고 생각해요.


야간비행에서 제작한 독립장편영화는 모두 인디플러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건 중요한 부분이죠. 아니면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감독님이 스텝들이 다른 일을 해서 영화를 구현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계속 안고 가시는 거니까요.

저는 독립영화가 수익성을 가져가는 게 상업영화가 되는 길이 아니라 독립영화가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는 문화가 당연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제작비는 나와야지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게 정책적으로 위험한 문제가 최근에 지역에서 영화 정책을 하시거나 관여하시는 분들이 많이 하시는 말씀이 지역에서 선순환 구조, 문화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요. 선순환 구조라는 발언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이 뭐냐면 그러면서 서울 중앙을 따라간다는, 산업화된 구조를 따라가려고 하는 게 보여요. 제가 이거는 풀어야 하는 건데, 물론 서울 중앙 중심의 영화 제작 구조를 보고는 있겠지만 각 지역마다 영화를 만들어내는 산업구조는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펀딩을 하는 방식이라든지 영화를 배급하고 만들어내는 방식이. 예를 들어 뉴욕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제자, 배급 방식이 다르듯이 프랑스도 다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CJ, 롯데 등 몇몇 대기업 중심으로만 되어 있으니까 부산에서는 부산만의 제작 방식과 기획, 개발 방식이 만들어지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것 마저도 제작 모델이 서울 중심으로 가버리고, 그 인력들이 내려와서 피디를 하고 그렇게 한다는 건 제2의 서울을 만들 뿐 진짜 부산은 아니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그렇게 되면 실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해왔던 인력들은 소외되고 도태될 수가 있죠. 서울 중심의 노하우와 부산의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기획/개발에 중점을 두고 개선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신데 그렇다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일단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제가 연출을 하지는 않는데 제가 시나리오를 써서 펀딩이라든지 그런 방법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고 난 다음에. 시나리오를 쓰는 친구들과 모여서 하는 형태를 고민 중이고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중이고, 거의 완성단계입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분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진행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그분들에 대한 인건비도 줘야 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자본이 들어온다는 건 자본의 얘기도 들어야 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제가 어떻게 싸울 수가 있을까, 제가 연출이면 싸울 수 없겠지만 피디를 할 테니 자본의 얘기도 제가 경험을 해보겠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연출만 해주십시오라고 해서 경험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기획개발이 산업 모델로는 R&D인데요. 처음부터 지원을 받아 시작을 할 거예요. 우리나라는 알앤디에 대한 지원 자체가 약한데요. 저는 알앤디는 정부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10%가 안되는데 20~30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거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화에서, 산업에서 알앤디 산업에 대한 지원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중에 몇 개가 사실 산업으로 보면 벤처형으로, 문화로 보면 한두 개가 터져 수익이 나는 건데, 저는 그게 앞으로 부산에서는 문화콘텐츠로 영화로서는 그 기획/개발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제작지원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획/개발 기초 부분에 대한 지원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작에 지원이 집중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장에 성과가 나니까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작지원 같은 경우는 1년 안에 찍어야 되고, 정산을 해야 되고. 제작 지원을 받잖아요. 그러면 사실 그 1년 동안 투자는 못 받아요. 사실. 사람들이 쉽게 생각해요. 제작 지원을 받으면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투자 먼저 받아 놓고 제작 지원받아도 되는 거거든요. 그래도 돼요, 사실. 거꾸로 생각하는 건데 투자 못 받은 영화가 제작 지원에서 되는 경우가 있어요. <디렉터스 컷>이나 <눈이라도 내렸으면> 그게 똑같이 악순환의 연속인 거죠. 그러면 자기 돈 넣어야 돼요. 투자가 안 됐으면 내 영화가 안 되는 갑다는 생각을 해봐야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면 과감하게 접고, 제작 지원 안 넣고 다시 기획/개발 단계로 돌아가서 시나리오 수정해서 투자 지원을 받거나 한 다음에 제작 지원을 받으면 스텝 인건비라든지 그런 고민이 달라진다고 보는 거죠.


모퉁이극장에서 진행된 <눈이라도 내렸으면> 사전 제작발표회 


저는 보는 입장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장희철 감독님과 다음 영화를 들어갈 예정인데, 언제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요. 비슷한 톤의 영화가 될 거 같아요. 장희철 감독님의 영화는. 그거에 대해서는 저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고요. 그때쯤 되면 전작을 다 같이 상영을 하고 제작발표회 하는 형태, 제가 만약 장희철 감독님의 다음 영화의 피디를 하게 되면 제작발표회를 부산에서도 하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할 수 있겠다 싶은 거예요. <미스 진은 예쁘다>의 진선미 누나를 데리고 오고, 성국이도 데리고 오고, 효림이 배우가 와서 제작발표회 사회를 보는 형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앞이 아닌 미래 관객들 앞에서 제작발표회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거기에 성국이 공연이 들어갈 수도 있고, 선미 누나도 그런 게 가능한 분이어서 장희철 감독님의 영화가 다음에 들어가게 되면 투어 형태의 제작발표회를 해서 영화도 보여주고 우리 영화 찍습니다 하고 인사도 하는 시간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장희철 감독님의 영화가 특별하게 영화 찍기 전에 관객들을 만나는 걸 예고할 수 있는 형태일 것 같아요. <누이라도 내렸으면>도 찍기 전에 제작발표회를 그렇게 하긴 했었어요. 그때 할 때는 감독님도 의아해했죠. 공연이 있는 제작발표회? 성국이도 공연하고, 영화음악 만드는 사람들이 음악을 들려주고, 1년 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했는데 실제로는 2년 찾아 뵙게 됐죠. 그게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기억에서 잊힌 것 같긴 한데 그거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영화를 만드는 쪽에서도 관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퉁이극장에서 진행된 <눈이라도 내렸으면> 사전 제작발표회 


<디렉터스 컷>이나 <눈이라도 내렸으면>의 시나리오를 읽고 제작을 말리셨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주저하셨나요?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관객들이 보고 싶은 영환가 하는 건데요. 그건 아니었어요. <디렉터스 컷>은 감독이 만들고 싶어 하는 영화였고.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형태의 시나리오인가 아닌가는 되게 중요한 거죠. 물론 예술영화로 가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아요. 대신에 스텝들한테 피해는 가지 않게 하자. 그리고 스텝 수도 확 줄여요. 예산은 적은데 연출부도 필요하고 촬영부도 필요하고 카메라는 또 레드를 써야겠어라고 하면 저는 그게 제일 답답한 거죠. 예산은 2천만 원인데 카메라는 레드야 이렇게 돼버리면 거기에 그걸 조작할 수 있는 촬영 스텝까지 하면 1천만 원이 넘어가버려요. 그러면 이미 제작비의 절반을 넘어가는 거죠. 이런 경우는 논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스텝들 인건비 20~30명, 많게는 40~50명, 배우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지는 건데 그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줄 수 있는 영화가 되려면.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환가의 기준도 상업영화의 경우에는 그 기준이 BEP 때문에 너무나도 올라가 있지만, 일반적인 독립영화의 경우는 1~2만 기준에서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이 영화를 개봉했을 때 만 명 정도는 좋아해 줄만한 영환가.

누가 봐도 이 영화는 소개해줄 만한 영환가. <눈이라도 내렸으면>은 거기에서 살짝 흔들리기는 했어요. 배우를 만나고 나서요. 성국이라는 <눈이라도 내렸으면>의 배우를 만나고 나서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잘하면 성국 씨가 표현하는 게 감독님과 연출부의 시너지만 있다면 관객들이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었어요.


보통 자비가 2,000~3,000만 원 정도 든 독립영화의 BEP를 관객수로 따진다면 어느 정도 잡아야 넘을 수 있을까요?

1만 명에서 1만 5,000명 정도가 들어야만 수익이 나는 거죠. P&A 비용, 배급 비용을 최소한으로 했을 때. 그런데 작년까지는 <디렉터스 컷>은 2014년 개봉이고 <눈이라도 내렸으면>은 2015년 개봉이거든요. 한 해 간격으로. 둘 다 개봉 시기가 상당히 안 좋은 시기였어요. 지역 영화가 상영관을 찾기 힘든 시기였던 거죠. 그런 이유 때문에 관객수가 조금 적었다고 보고 있어요. 그거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는 건데요. 그런데 부산의 다른 장편영화들도 관객수를 보고 있는데요. 간단해요. 상영관이 많으면 관객이 많아요. P&A 비용이 많다고 관객이 많은 게 아니라 스크린 수가 많으면 관객이 늘어나는 거고, 상영회차가 많으면 관객이 늘어나는 거죠. 9~10개의 상영관을 가지고 1,000~2,000만 원 정도의 홍보비를 가지고 만 명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건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전당에서도 상영을 했었나요?

영화의 전당과 인디플러스는 저희가 보이콧을 했었죠. 야간비행이 지역에서 자체 제작하고 배급을 하지만 이런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가 확실하게 말을 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안동의 중앙시네마나 창원의 씨네아트 리좀에 다 찾아가서 연락을 드렸어요. 그래도 상영을 부탁을 하는 거지, 해주십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거는 극장의 프로그래머가 선택을 하는 거기 때문에. 그리고 공정한 룰이 들어가야되는 거니까요.


배급하는 방식도 영화를 보는 방법이 많이 다양해지고 있잖아요. 넷플릭스나.

넷플릭스와 와차플레이를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와차플레이에 저희 영화가 올라가 있긴 한데요. 이건 되게 중요한 시장인 것 같아요. 하지만 분명히 이런 넷플릭스나 와차플레이 같은 소비문화는 1인 소비예요. 전 우려하는 점이 있어요. 1인 소비 방식은 개인화된 빅데이터가 쌓일 것이고 이런 데이터가 활용되면 문화편중이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넷플릭스에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관객과 만날 것인가에 고민이 많아요. 영화정책에 있어서도 산업화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지역색이 작아지는 부분도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공연도 관심이 많아서 공인이든 영화든 모두 국제고 페스티벌이어서 너무 많아요. 진주 남강유등축제 같은 경우도 유등축제도 사실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안고 있나요. 그런데 요즘은 페스티벌화 되어서 가는 게 꺼려져요. 영화는 태초부터 상업성을 띄고 태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인정을 하자. 그런데 독립영화와 서울의 중앙 중심의 영화의 구분을 제작방식에서 한다면 산업화 방식을 따르냐 안 따르느냐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산업화에서 제일 많이 소외되는 게 스텝들 인권이잖아요.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영화 제작 환경도 제작비 대비해서 스텝들 인건비 보면 되게 작잖아요. 천만 영화라고 해서 막내 스텝이 인건비를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연출팀이 러닝개런티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야간비행에서도 박준범 감독이랑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러닝개런티라는 허수를 넣지 말자. 애초에 만약에 150을 주고도 러닝개런티를 할 수는 있어요. 그 금액이 적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그 금액을 깎으면서 러닝개런티라는 허수를 제시하지는 말자는 거죠. 박준범 감독과는 이견이 있는데, 박준범 감독은 러닝개런티에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인 거고, 추후의 수익 분배에 대한 갈등의 여지가 생기는 거기 때문에 차라리 미리 다 줘버리고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거죠. 저는 기본급을 다 주고 나서도 러닝개런티를 하는 건 한 번 생각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거를 계약서 상에 명시할 것인가 아니면 보너스 주듯 임의로 줄 것인가. 그런데 사실 우리가 아직 그런 영화를 안 만들어봐서 꿈같은 얘기라서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거 가지고 우리가 왜 싸우고 있는 거야, 당장 돈도 없는 데 하며 웃고마는 경우가 있어요.


야간비행이 가지고 있는 혹은 피디님이 가지고 있는 목표는 뭔가요?

박준범 대표는 극장을 가지는 게 소원이다하는데 그거는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는 그런 거죠. 제가 만약 제작만 하고 배급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었다면 관객 운동이라든지 그러한 형태의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적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우리 관객들에 대해서 일 만, 만 오천 이렇게 수익으로만 계산을 하지, 이런 활동에 대한 의의나 의미에 대해서 고민을 안 했던 부분이지 않았는가, 저도 그거는 반성을 하는 부분이에요. 아마 시나리오가 완성이 되면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갈 것인가, 그거는 영화 외적인 부분이겠죠. 내적인 부분은 감독님이 하는 거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다가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관객한테 다가가는 게 좋을까? 오프라인 방식에서 이벤트를 하고 선물을 주는 것 말고 또 다른 게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제 모퉁이극장 김현수 대표와 얘기를 했는데요. 현재 영화 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영진위를 포함한 시 문화정책을 보면 제작, 배급, 상영 중심으로의 영화 정책이 있는데 관객에 대한 정책이 없었다 전무하다고 보죠. 2017년에는 영화 동아리 지원사업이 하나 뜨긴 했는데 모든 사업보고라든지 산업동향이라는 게 관객을 수적으로 판단하는 수동적인 형태의 보고 형태였고, 그러한 사업 지원 정책이 많았다고 하면 이제는 능동적인 관객을 키우는 그러한 형태의 정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거는 저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화 소비에서도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고 싶다, 우리가 뭉쳐서 우리가 보고 싶다고 하는 공동체 상영과는 또 다른 개념의 그러한 문화지원 정책이 생겨야 되는 거고, 그 지원정책 중의 하나가 능동적인 관객 양성 과정들을 서울 같은 경우에는 모극장도 있고 부산에는 모퉁이극장, 대구에는 오오극장,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그런 활동들이 있잖아요. 그런 쪽에 저는 지원정책이 생겨야 된다고 하는 거죠. 깊이를 추구하다 보면 옆으로의 반경이 좁아지고, 옆으로의 반경을 넓히고자 하니 영화 내적인 깊이가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인데 이걸 어떻게 잘 양립하느냐의 문제인데 그래서 저는 프로그래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각 영화관이나 지역 독립영화관들이 많이 생긴다면 프로그래머들은 그런 깊이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옆으로의 활동적인 부분, 관객 네트워크 운동 같은 경우도 동반해서 넘어가야 되는 거죠. 현재 영진위 운영을 보면, 인디플러스처럼 공간만 만들지 관객을 활성화시키는 운동은 안 해놨거든요. 그런 정책부재가 있지 않나. 공간은 만들어 놓고 거기에 들어오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는 정책, 문화정책들이 너무 많아요.


제작과 배급을 넘어 기획 개발 과정과 관객 운동에 조금 더 힘을 쏟겠다는 말씀이신데요. 상영을 하는 입장에서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오늘 긴 시간 좋은 말씀으로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야간비행에서 제작한 독립장편영화는 모두 인디플러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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