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진주같은영화제에 놀러오세요

지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2017.11.01. 조인영


지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일은 명성을 가져다주지도, 부를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흔히 지역에서 만드는 영화를 ‘지역영화‘라 부르지만 사실 지역영화라는 것은 단순히 촬영 장소뿐만 아니라 지역을 소재로 한, 그 지역만의 색이 드러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지역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 대부분은 독립영화인이다. 지난 10월 한 달간 지역에 사는 219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지역영화나 독립영화에 대한 인식에 대한 질문에는, ‘제작환경이 열악할 것이다.’ 44%, ‘상영관이 부족할 것이다.’ 34%로 지역 영화 자체가 열악하고 힘들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을 가진 지역민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은 몇이나 될까? 경남 독립영화 협회에 등록된 회원수만 해도 152명이고 그 외에 경남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경남 이외의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영화인들이 있을 것이다. 롯데시네마나 CGV와 같은 상영관에 걸리지 않는 이 영화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급되고 이들은 어디서 얻는 수익으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인이 ‘영화’ 제작에 참여해서 받는 임금으로 살아가기란 절대적으로 힘들다. 이달 초 촬영이 끝난 한 지역 장편 독립영화의 막내 스텝으로 3달간 근무했던 김00씨는 프리프로덕션부터 크랭크업까지 약 2달간 80만원의 임금을 받고 일했다. 심지어 영화 공모전에서 수상까지 한 영화감독 이00에게 돌아간 돈은 200만원이 전부였다. 부모님의 카드로 제작비를 대신하고 영화를 배우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비용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영화가 아닌 광고현장의 스텝으로라도 참여해 ‘영화인’의 명맥을 이어가고 싶은 이들이, 이 지역 어딘가에서도 땀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으며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지역영화에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되거나 펀딩을 통해서 제작비를 지원받는 정도.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자비를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지역 영화인을 지원하는 일은 지역영화를 넘어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이다. 그렇기에 지역민은 지역영화에 대해 책임의식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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